여러 매체에서 언급하듯 최근 적자 기업의 쏘카가 무리한 기업가치를 바탕으로 상장 시도하다 흥행에 실패한 바 있다. 마침 오늘이 상장일이기도 했는데,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인해 투심도 안좋은 상황이라 상장일부터 당초 계획보다도 훨씬 낮춘 공모가마저 깨졌다.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9천억원을 하회한다.
컬리는 쏘카와 같이 아직 이익미실현 기업으로 미래 성장 가능성을 바탕으로 기업가치를 높여왔다.
지속적으로 매출액을 크게 성장시켜왔으나, 적자폭 역시 점점 커지고 있다.
'21년도 기준 매출액 1조 5,614억원이며, 영업손실은 2,177억원에 달한다.
이익미실현 기업에 비우호적인 시장 환경에 기업가치 산정에 있어 중요한 peer group의 기업가치 역시 많이 떨어져있는 상태이다. 국내 유통 플랫폼 대장주 중 하나이며, 막대한 시설 투자를 바탕으로 압도적인 시장 지위를 구축해가고 있는 "쿠팡"은 상장 당시 주가에 비해 반토막도 더 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컬리가 무리한 기업가치로 상장을 추진한다면, 공모 흥행은 어렵지 않을까 싶다.
한편, 컬리는 아직 큰 적자를 지속 중이며, 흑자 전환에 대한 가시적인 로드맵이 경영진과 기존 주주를 제외한 외부 사람들에게 와닿지 않기에 상장 시도 자체를 비판하는 기사도 여럿 눈에 띈다.
예상치 못한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 때문에 미국 연준을 중심으로 한 각국의 중앙은행이 올해부터 빠른 속도로 금리 인상을 단행했고, 이로 인해 상반기 동안 장단기 국채금리가 폭등했다. 장기 금리의 경우, 장기적인 금리(및 인플레이션)에 대한 예상이 반영되어있기에 향후 경제 및 인플레이션에 대한 시장 전망이 좋지 않았다고 이해할 수 있겠다.
인플레이션 및 금리 상승은 기업의 이익을 감소시키는 동시에 기업의 미래 이익에 대한 할인율을 높이는 요인이기에 부정적인 요인이다. 때문에 올해 상반기 전 세계의 주식 시장은 평균적으로 20-30% 가량 폭락했다.
인플레/금리 상승으로 인해 주식/채권 포트폴리오로 투자하고 있던 사람들은 두 자산 모두에서 큰 손실을 봤을 것으로 예상된다. 저금리 상황에서 두 자산은 서로 헷지가 되지 않고, 오히려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기에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무의미했을 것이다.
7월 FOMC 이후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고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연준이 경제 지표를 바탕으로 덜 급진적인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생각을 시장에서 갖게됨에 따라 미국 장단기 국채금리가 모두 안정화되었으며, 각국의 주식 시장도 1-2주의 짧은 기간 동안 5% 이상 반등했다.
주식 가격도 고점 대비 어느 정도 조정받은 상황이고, 금리도 적정 수준으로 안정화된 상황이니 지금 정도면 주식/채권 포트폴리오가 헷징효과를 발휘하면서 준수한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는 시점이라 생각한다.
18년-19년 미중무역전쟁으로 인한 경제 지표 악화, 20년 코로나19 확산 등과 같이 예상치 못한 이슈로 미국 국내/세계 경제가 급격히 악화되면(최대 소비국인 미국 경기 안좋으면 전세계 경기가 안좋다), 연준을 포함한 각국의 중앙은행은 금리 인하를 단행한다. 금리 인하(시장 금리 하락)는 국채 가격 상승을 의미하기에, 기업 펀더멘탈 악화로 하락하게 될 주식에 대해서 헷징 효과를 갖는다.
실제로 20년 3월 각국의 중앙은행이 급격한 금리 인하를 단행하기 전에 주식/채권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었던 투자자들은 채권 가격 상승으로 포트폴리오 수익률을 어느 정도 방어할 수 있었고, 채권 매도를 통해 확보한 현금으로 가격이 급락한 주식을 줍줍하면서 큰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
20년 3월 이후 2년만에 주식/채권 포트폴리오가 헷징 역할을 하며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게된 시점이라 생각한다. 개인 포트폴리오에도 채권 비중을 늘려가야겠다.
기존 루닛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매우 긍정적인 전망을 바탕으로 작성하는 증권신고서임에도 불구하고 22,23년도 약 800억원에 달하는 순손실이 예상되며, 24년도에나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기재되었다.
이익을 내는 기업이라도 생각보다 비싼 기업가치로 상장하는 것으로 판단되면 수요예측에서 우호적인 결과를 얻기 어려운 요즘 큰 적자가 예상되며, 흑자 전환이 불투명한 루닛이 좋은 피드백을 받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상장 직후 전체 발행주식 수 기준 약 40%의 물량이 즉시 매도 가능했다는 점도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오랜 기간 동안 VC를 포함한 여러 기관의 자금을 통해 영업을 해왔던 루닛이었기에, 수많은 기관들에게 이번 상장은 기다렸던 엑싯 기회였다. 때문에 상장 이후 기존 투자자들의 많은 물량이 시장에 쏟아질 가능성이 매우 높기에 주가 하방 압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 공모 투자자로 섣불리 참여하기 무리인 감이 있다.
'20년도에 루닛이라는 기업을 처음 알게 되고 나서 계속 관심 있게 지켜봤다. 뛰어난 경영진과 혁신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그간 잘 성장해왔기에 앞으로도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 좋은 성과를 많이 만들어낼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있다.
셀 리포트를 발간하는 즉시 애널리스트는 수 많은 개미들로부터 항의 전화를 받고, 신상이 공개되고, 심하면 살해 협박까지 받기 때문이다.
때문에 한국 금융시장에서 셀 리포트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BUY가 기본 의견으로 발간되는 리포트의 80% 이상 비중을 차지하며, 비중이 보통 10%도 채 안되는 중립(Neutral) 의견을 매도라고 이해하는 편이 맞다.
그런 한국 금융 시장에서 카카오뱅크에 대한 SELL 리포트가 나왔다.
작년에 카카오뱅크가 말도 안되는 기업가치(엄밀히 말하면 시가총액)로 상장했을 때, BNK증권에서 카카오뱅크 셀 리포트가 나왔고, 수많은 개미들의 반발로 하루만에 리포트가 내려졌다.
'20년, '21년 IPO 시장은 역사적인 유동성을 바탕으로 한 무지성 호황 장이었기에, 카뱅은 상장 첫날 높은 상승세를 기록하며, 시총 33조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셀 리포트를 냈던 애널리스트는 아래와 같은 온라인 기사를 비롯 여러 매체에서 비웃음 당하기도 했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글로벌적인 양적 긴축 및 금리 인상이 이뤄지면서 역사적인 유동성을 바탕으로 한 자산 버블 시기는 막을 내렸고, 카카오뱅크를 포함해 펀더멘탈과 괴리가 심한 주식들이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한때 90,000원을 넘겨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를 넘기고 국내 은행 대장주로 타이틀을 거머쥐었던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속절 없이 추락해 '22년 7월 30,000원 선을 깨고 내려갔다.
고점 대비 1/3 토막이니 많이 빠진 것이 아닌가 싶으나, 카뱅의 펀더멘탈을 고려했을 떄, 추가적인 하락이 예상된다. 카뱅은 스스로를 단순한 은행과는 다른 차원의 금융 플랫폼으로 홍보하고는 있지만, 예대마진을 가장 주요한 수익원으로 삼고 있는 엄연한 '은행'이기 때문이다.
은행이기에 규제 산업에 속하고, 특히 인터넷 은행의 설립 취지를 고려했을 때 카카오뱅크는 중저신용자에 대한 대출 규모를 늘려가야 한다. 때문에 그간 이뤄졌던 급격한 성장은 어느 정도 둔화될 것이다.
매년 3~4조원 이상의 순이익을 기록하는 국내 대형 금융지주사들과 비교했을 때, 카뱅의 주가는 아직 비싼 수준으로 볼 수 있다.
현재의 기업가치를 정당화하기 위해서 카뱅은 기존 금융 회사들과는 완전히 차별화된 방식으로 수익을 내야할텐데, 예대마진이라는 주요 사업모델 안에서 그것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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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도날 개당 2-3천원 수준으로 확실히 다른 면도기 제품보다는 저렴한 편이어서 가격적인 장점은 존재한다.
(질레트의 경우 면도날 개당 4-5천원 수준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가격 외에 면도기 구독 서비스가 지닌 장점이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다.
구독 서비스가 가져다주는 편리함의 효용이 한국에서는 그다지 크지 않기 때문이다.
국토 면적이 작은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물류 시스템은 많이 발전되어있다. 쿠팡 등과 같은 테크 기반 배송 업체 탄생으로 당일 배송, 새벽 배송도 가능해진 상태이다. 더불어 우리나라의 경우, 도시에 인구가 집중되어 있는데, 도심 곳곳에 편의점이 위치하고 있어, 편의점 접근성이 아주 높다.
즉, 면도날이 떨어지거나, 면도기를 구입할 일이 생기면 인터넷이나, 편의점에서 매우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
이는 '면도기 구독 서비스가 가져다주는 편리함'이라는 장점을 무색하게 한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이 기존 면도기 업체들과 대비할 면도기 구독 모델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을 터인데, 이것이 지속가능한 우위일지도 의문이다.
대형 업체들이 면도기 구독 서비스 업체들의 성장을 견제하기 위해 저렴한 라인업을 준비할 수도 있고,
더욱 저렴하거나 비슷한 가격의 면도기를 제조, 판매하는 신생 업체들이 생겨날 수도 있다.
대부분 스타트업들은 어느 정도 수준까지 매출액을 키우기 전까지는 적자 상태를 지속한다.
공헌이익 BEP, 영업이익 BEP를 달성할 때까지 매출액을 증대시키는 것은 대부분 스타트업의 지상과제라고 할 수 있으며, 그전까지는 투자 유치를 통해 하루하루 연명한다.
한국에서 면도기 구독 모델을 영위하는 스타트업들이 흑자 전환할 수 있는 수준까지 매출액의 성장을 보일 수 있을까 현재까지는 의문이 든다. 해외 기사들에 따르면 DSC 역시 2016년 유니레버 인수 전까지 흑자 전환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참고로 이때 DSC의 이용자 수는 300만명이었다.
국내 면도기 업체 도루코(이름 보고 일본 기업인줄)가 인수해버리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