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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매일 해야하는 것들이 있다. 먹고, 씻고, 자고 등등..

남성에겐 면도 역시 그러한 것들 중 하나이다.

매일 해야하기에 면도날은 금방 닳아 자주 갈아줘야 하는데, 면도날 가격은 또 비싸다.

면도기 간 날 호환이 안되는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에 면도기를 구입하는 고객은 captive 고객이 되기 때문이다.

(captive product의 다른 예로, 돌체구스토 커피 머신 등을 생각할 수 있다)

자주 교체 해줘야 한다는 문제, 면도날 가격이 비싸다는 문제 등에 착안해 미국의 '달러 쉐이브 클럽(Dollar Shave Club, 이하 "DSC")'이 '면도기(날) 구독(Razor Subscription)' 모델을 탄생시켰다.

DSC의 면도기 구독 모델은 고객이 월간 1달러~9달러 정도를 지불하면 주기적으로 면도기(날)을 배송받는 시스템인데, 고객들은 면도기(날) 구독을 통해 면도날 교체의 수고를 덜 수 있고, 비용 또한 아낄 수 있다.

해당 비즈니스 모델은 젊은 남성들의 큰 호응을 얻었고, 2016년 기준 300만명이 넘는 회원을 유치했으며, 2억 5천만 달러(약 2,7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리고 DSC는 2016년 10억 달러(약 1.1조원)에 글로벌 소비재 기업 유니레버에 인수되었다.

https://www.etoday.co.kr/news/view/1359641

 

유니레버, 10억 달러에 ‘달러쉐이브클럽’ 인수…업계 1위 P&G 정조준

▲달러쉐이브클럽 마이클 더빈 창업자가 1분짜리 광고에서 자사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출처=유튜브 영상 캡처소비재 생활업체 유니레버가 미국

www.etoday.co.kr

 

한국에서도 DSC와 동일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기업들이 최근 몇 년간 생겨났다.

와이즐리와 레이지소사이어티이다.

작성일 기준 와이즐리는 7,900원을 내면 제품(면도기 1개+면도날 1개)을 처음 경험해볼 수 있고, 이후 8,900원을 내면 정기적으로 면도날(4개)을 배송받을 수 있다.

레이지 소사이어티는 처음엔 무료로 제품(면도기 1개+면도날 1개)을 경험해볼 수 있고, 이후 16,800원 내면 면도날(8개)을 정기적으로 배송받을 수 있다.

면도날 개당 2-3천원 수준으로 확실히 다른 면도기 제품보다는 저렴한 편이어서 가격적인 장점은 존재한다.

(질레트의 경우 면도날 개당 4-5천원 수준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가격 외에 면도기 구독 서비스가 지닌 장점이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다.

구독 서비스가 가져다주는 편리함의 효용이 한국에서는 그다지 크지 않기 때문이다.

국토 면적이 작은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물류 시스템은 많이 발전되어있다. 쿠팡 등과 같은 테크 기반 배송 업체 탄생으로 당일 배송, 새벽 배송도 가능해진 상태이다. 더불어 우리나라의 경우, 도시에 인구가 집중되어 있는데, 도심 곳곳에 편의점이 위치하고 있어, 편의점 접근성이 아주 높다.

즉, 면도날이 떨어지거나, 면도기를 구입할 일이 생기면 인터넷이나, 편의점에서 매우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

이는 '면도기 구독 서비스가 가져다주는 편리함'이라는 장점을 무색하게 한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이 기존 면도기 업체들과 대비할 면도기 구독 모델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을 터인데, 이것이 지속가능한 우위일지도 의문이다.

대형 업체들이 면도기 구독 서비스 업체들의 성장을 견제하기 위해 저렴한 라인업을 준비할 수도 있고,

더욱 저렴하거나 비슷한 가격의 면도기를 제조, 판매하는 신생 업체들이 생겨날 수도 있다.

대부분 스타트업들은 어느 정도 수준까지 매출액을 키우기 전까지는 적자 상태를 지속한다.

공헌이익 BEP, 영업이익 BEP를 달성할 때까지 매출액을 증대시키는 것은 대부분 스타트업의 지상과제라고 할 수 있으며, 그전까지는 투자 유치를 통해 하루하루 연명한다.

한국에서 면도기 구독 모델을 영위하는 스타트업들이 흑자 전환할 수 있는 수준까지 매출액의 성장을 보일 수 있을까 현재까지는 의문이 든다. 해외 기사들에 따르면 DSC 역시 2016년 유니레버 인수 전까지 흑자 전환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참고로 이때 DSC의 이용자 수는 300만명이었다.

국내 면도기 업체 도루코(이름 보고 일본 기업인줄)가 인수해버리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일려나.

부족한 내가 모르는 국내 스타트업 나름의 전략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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