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감상

국가부도의 날/최국희 作 후기

밤톨이@@ 2018. 12. 24.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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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부도의 날/최국희 作 후기



본지 3주가 넘었다. 관심 있는 분야기도 해서 나온지 얼마 안되서 보았기 때문이다.

전반적인 감상을 말하자면, 꼭 나왔어야 할 영화이긴 했는데, 여러모로 너무 허접했다.

짧다면 짧다 할 수 있는 2 시간 동안 IMF 위기가 몰고 온 변화하는 삶의 여러 모습들을 표현하기 어려웠을테지만, 산만하고도 허접했다.


나는 금융쪽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빅쇼트', '울프오브월스트리트 Wolf of Wallstreet'를 각각 세번씩 봤다.

그래서 국가부도의 날을 보면서 여러 차례 피식했다. 그냥 '빅쇼트'를 모방하는 것 같은 장면이 여럿 나왔기 때문이다. 유아인과 패거리(할아버지, 양아치)의 존재 자체가 2008 금융 위기 때 큰 돈을 번 '빅쇼트'의 주인공들을 모방한 것으로 보인다. 모방했다고 해도 잘 했으면 괜찮았을텐데 허접하게 해서 마음에 들지 않았다. 특히 유아인이 양아치 뺨을 후려치며 돈 벌었다고 좋아하지 말라는 장면. 빅 쇼트에서 브래드 피트가 젊은 두 명의 투자자에게 한 행동이랑 똑같다. 브래드 피트의 무게감은 압도적으로 상황의 심각성을 전해주기 충분했지만, 유아인은 같은 장면에서 그만한 의미를 전달하지 못했다. 이와 같은 장면들 때문에 영화를 보는 동안 손발이 오글거렸고, 이 영화에 대해 평점 6점 이상은 못 주겠다는 마음을 굳혔다.

차라리 할아버지 역할로 나온 분이 그런 점잖은 모습을 보였으면 어땠을까 싶다. 초반에는 그런 캐릭터인줄 알았는데, 그냥 돈 벌고 싶은 노인네에 불과하해서 아쉬웠다.


이 작품을 보면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이 너무 어려운 경제 용어들이 남발되었다는 것이다. 금융 위기에 대해서 잘 알고, 금융 용어를 잘 아는 사람이라면 모를까 일반인들, 특히 IMF를 경험해보지 못한 젊은 학생들은 영화 내용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당연히 감독이 빅쇼트처럼 일일이 설명해주는 장면을 넣는 것이 불필요하다고 느꼈을 수 있다. 그러나 빅쇼트', '울프오브월스트리트 Wolf of Wallstreet'는 금융 위기, 금융 사기가 벌어진 구조적인 원인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 반면, 이 작품은 그러지 못했을 것이라 판단된다.


이 작품을 보고 개인적으로 금융 위기의 원인과 발생 과정에 대해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모를까, 그냥 대부분의 관람객들은 '정부가 잘못했네. IMF 이런 나쁜 놈들. 한국은행 좋은 놈!' 이러고 끝날 것 같다.

참고로 모 경제학 교수님의 말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탄생 이후로 한번도 정부와 각을 세운 적이 없다. IMF 때 구제금융 반대했다는 일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개인적으로 끝 부분은 최악이었다. 2018 대한민국은 어떠한가? 하며 보여준 장면 말이다. 끔찍했다. 평점 5점 넘게는 못주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한지민이 뜬금 나와서 김혜수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부분도 최악이었고, 마지막에 가계 부채 언급하면서 위기 조장하는 식으로 무책임하게 끝맺는 부분은 정말 영화표 값이 아깝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꼭 나왔어야 할 영화이기는 하다. 한국의 무수히 많은 개인들에게 큰 타격을 입힌 사건이었고, 그 여파로 지금까지도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빅쇼트는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4-5년밖에 안되어 나왔다. 기획, 준비 기간까지 고려해보면 금융 위기 이후 얼마 안되어 영화 착수에 들어간 것이라 볼 수 있다. 때문에 지난 20년 동안 IMF 관련한 영화가 나오지 않았다는 것 자체가 부끄러울만한 일이기도 하다. 영화가 단순한 흥미 유발 외의 목적도 지닌다고 생각한다고 생각한다면 말이다.


여기까지 국가부도의 날에 대한 두서 없는 끄적임이다.

영화라는 예술 작품에 대해서 누구든 다른 생각을 가질 수 있다. 내 의견 역시 수많은 의견 중 하나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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