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이 바라보는 보수정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친구들끼리 농담반 진담반으로 나누는 이야기가 ‘자유한국당’은 젊은이에게 ‘블루 오션’이라는 것이다. 유시민 작가가 말했듯 ‘이념형 우파 정당’인 자유한국당을 지지하는 젊은이들은 별로 존재하지 않는다. 때문에 오히려 젊은 피로서 자유한국당을 대변하는 목소리를 낸다면 청년 비대위장이라든가 직함 하나 내어주지 않을까 라는 역설적인 의미에서 ‘블루 오션’이다.
필자가 진보적인 성향인가 하면 딱히 그렇지는 않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이며, 정의당의 여러 정책이 급진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스스로를 나름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으며, 정치, 경제 이슈에 대해 또래에 비해서는 관심있는 편이라 여긴다.
이러한 필자가 보기에 자유한국당은 젊은 유권자들에게 아무 매력이 없는 정당이다. 아직 뚜렷한 정치적 성향을 굳히지 않은 젊은 학생들은 나름 정당의 정책, 국회에서의 모습 등을 통해 지지할 정당을 판단하려고 한다. 나름 합리적으로 생각하려고 하는 것이다.
지금의 자한당은 아직 과거의 적폐를 청산하지 못했으며, 당의 부동 지지층에게 호소하는 모양새만 취하고 있다. 보수를 지지하는 젊은 유권자들은 우파 스펙트럼 중에서도 중도에 가까울텐데, 자한당은 이러한 중도 보수의 매력을 사로잡을 만한 액션을 취하지 않으니,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없을 수밖에 없다.
현재 20대 젊은이들은 과거 진보 정권 시기에는 너무 어렸고, 자신이 스스로 주관을 세워나갈 시기에 보수 정권 하에서 자랐다. 때문에 현재 젊은이들은 그들에게 불리한 여러 여건들(경제, 복지, 부동산 가격)이 보수 정권이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고, 심화시켰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물론 맞는 측면도 있고, 아닌 측면도 있지만, 아무래도 주요 책임은 보수 정권에 기인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때문에 기본적으로 보수에 대해서는 우호적이지 못한 시각을 지니고 있으며, 박근혜 정권 때 극에 달한 부패로 인해 ‘보수=수구, 부패, 비합리’ 와 같이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인적 쇄신, 정책적 쇄신은 요원하며, 국회에서 좋지 못한 모습을 보이는 자한당에게 마음 가는 젊은이가 적은 것은 당연한 귀결이라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한편, ‘바른 미래당’은 어떠한가. 의외로 젊은이들 중에 진보적인 것을 꺼려하는 사람도 많다. 젊은이들은 사고가 성숙하지 못한 경우가 많고, 쉽게 어떤 이념에 경도되기 쉽다. 때문에 대학 갓 입학한 저학년 학생들 중에는 극단적인 좌파적 성향을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들의 신념은 때때로 무조건적이어서 시장 체제에 대한 완전한 부정까지 주장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극단적 성향의 젊은이들에게 반감을 느껴 반진보, 반좌파적인 성향을 갖게 된 젊은이들도 꽤나 많다. 하지만 이들이 무조건적인 우파는 아니며, 사안에 대해 합리적으로 판단하려는 보수 성향을 지닌다.
그들에게 있어 자유한국당은 선택지에서 제외된 정당이기에 현재 유일한 대안은 ‘바른미래당’밖에 없다. 하지만 썩 만족스러울 만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태생부터가 문제다. 중도 보수를 표방하는 ‘바른 정당’과 호남 기반 정당인 ‘국민의당’이 합친 것이기에 정체성이 불확실해보인다. 보수적으로만 나간다면 호남 표를 잃을 것이고, 그렇다고 진보적인 성향을 띈다면 보수 유권자들이 외면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두 정당의 융합이 생존을 위해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하더라도, 유권자들에게는 바미당의 탄생 자체가 실망스러운 것일 수밖에 없다.
한편, 현재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이 여러 부작용을 낳고 있는 것이 드러나게 되면서, 젊은이들 역시 경제는 진보 측에 맡겨서는 안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외교는 기존 그대로 청와대가 수행하고, 경제 정책을 ‘유승민’의원과 같이 합리적인 보수 인물이 맡는다면 가장 이상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아무튼 이처럼 ‘경제’ 측면에서는 합리적인 보수 진영에서 잘 운영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기에 이러한 이유로 ‘바미당’을 지지하는 젊은이가 꽤나 있다.
하지만, ‘안보’, ‘외교’ 측면에서는 바미당에게 실망하게 된다. 기존의 보수 진영 주장을 반복할 뿐이고, 자한당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6.25와 멀리 떨어져 있는 젊은 세대에게 무조건적인 반공은 호소력이 없다. 젊은이들 중 다수는 통일을 기대하거나 바라지는 않지만, 북한과의 교류 증대, 군사적 긴장 완화 등을 통한 한반도의 평화 정착은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청와대의 대북 정책에 비판으로 일관하는 바미당의 모습은 젊은 유권자들에게 아쉬움을 남기게 하는 부분이라 생각된다.
몹시 주관적으로 쓰였지만, 젊은 유권자들이 바라보는 보수 정당은 이러하다. 총선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는데, 그전까지 얼마나 보수정당이 탈바꿈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대부분의 정치학자, 언론인들이 예상하듯 바미당과 자한당이 총선을 앞두고 합치지 않을까 생각되긴 한다. 지방선거에서 참패를 겪은 두 정당으로서는 총선 전 까지 눈에 띌만한 지지율의 성장세를 이루지 못하는 이상 똑같은 결과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지할 만한 멋진 보수 집단이 나타났으면 하는 바람으로 글을 마친다.